국산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실제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다. ‘인공위성 고객’을 무사히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이끄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가와 민간이 함께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으로 우리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우주 강국’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6시 24분 75톤급 액체 엔진 4기가 불을 뿜으며 우주로 날아올랐다. 목표 고도 550km에 오른 누리호는 싣고 있던 실용급 인공위성 8기를 차례로 분리했다.
이번 성공으로 국산 로켓의 성능이 확인되면서 한국은 민간 우주 시대 경쟁 대열에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글로벌 우주개발 시장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 기업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이들은 달 탐사를 넘어 화성 탐사까지 도전하고 있다. 우주개발 후발 주자인 한국은 지난 2009년부터 1조9570억원을 들인 누리호 계획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경쟁에 참여할 토대를 마련했다. 2025년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2026년 초소형 위성 등이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10년간 2조132억원을 들여 2032년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나선다. 3차 발사를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남은 세 번의 발사에서 누리호 조립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발사 성공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우주강국 G7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며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올린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