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삼중수소 배출량도 한국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전이 늘어나더라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만 한다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푸젠성에 있는 푸칭 원자력 발전소./중국전력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삼중수소 배출량이 마지막으로 공개된 2022년 기준 한국에서는 27개 원전에서 액체 삼중수소가 연간 214TBq(테라베크렐) 배출됐다. 원전 한 기당 7.9TBq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원전 가동으로 2018년 배출된 삼중수소가 425TBq에 달했다. 당시 중국 원전 수는 46기로 한국보다 훨씬 많고, 한 기당 배출량도 한국의 1.2배 수준이다. 현재는 55기가 상용 가동하는 상황이어서, 배출량도 그만큼 늘어난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일본은 2018년 9기의 원전을 가동하면서 삼중수소 배출량이 110TBq이었다. 지난 2010년까지 54기의 원전을 운영했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대부분의 원전 가동을 중단한 시점이었다. 현재 일본에서 가동 가능한 원전은 33기이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중국과 일본에서 원전이 늘어도 정상 운전 시 삼중수소 배출량은 우리에게 큰 영향이 없다”면서 “다만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 한반도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 원전이 한반도 서해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에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능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원전 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돼도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국은 2019년 기준 96기의 원전에서 매년 1714TBq의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 기당 삼중수소 배출량도 한국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중수로 원전만 가동하는 캐나다는 21기의 원전에서 1831TBq의 삼중수소를 배출한다. 한 기당 배출량도 87.2TBq로 한국의 11배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 삼중수소 배출량으로 논란이 빚어진 사례는 찾기 힘들다. 정 교수는 “중수로와 경수로 등 원전 형태의 차이로 인해 삼중수소 배출량에 차이가 날 뿐”이라며 “배출 총량보다는 배출되는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을 만족시키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