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불안감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소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 소금 수급 관련 안내문이 게시된 모습./연합뉴스

일본 후쿠신마 오염수 처리후 방류 논란과 관련해 한국원자력학회가 “우리 바다와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학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과학적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려는 일본측의 계획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영향력 과시를 위해 과학적 사실을 공개적으로 왜곡하면서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우리 수산업계와 관련 요식업계의 피해를 스스로 가중시키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학회는 먼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많은 양의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출되었으나 해류의 방향과 광대한 태평양에 의한 희석효과로 지난 12여 년간 한국 해역에서는 의미있는 방사능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우리 국민은 안심하고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사고 직후부터 ALPS 시설이 가동되기 전 2년 이상 태평양으로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에 비해 매우 작은 양”이라며 “오염수를 일시에 배출하더라도 우리나라 해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 “오염수(ALPS 처리수 포함) 중의 삼중수소 평균 농도는 리터당 62만 베크렐(62만 Bq/L)로 해양배출기준(일본 6만Bq/L, 한국 4만 Bq/L)을 초과하지만, 1500 Bq/L로 희석하여 방출할 경우 방출지점에서 수십 km 밖에서는 방류 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측 계획대로 처리된 오염수를 희석방출하는 경우 우리나라 해역에는 2년 후 일시적으로 0.0000001 Bq/L, 10년 후부터는 0.000001 Bq/L 수준의 농도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인 0.1~0.2 Bq/L에 비하면 미미한 양”이라고 했다.

ALPS 장치를 통해서 삼중수소가 처리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삼중수소(트리튬)와 탄소-14는 처리되지 않지만 탄소-14의 농도는 배출기준보다 크게 낮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총량은 약 2.2g 수준이고 일본측 계획에 따른 연간 배출량은 0.062g 수준으로 연간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삼중수소량인 200g이나 동해에 비로 내리는 양인 3g에 비해 매우 적다”고 했다.

학회는 또 “현재 ALPS에서 한 번 이상 처리된 오염수 중에서 66%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핵종에 대해서도 배출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도 “(일본측이) 기준을 만족할 때까지 재처리하겠다고 하므로 현 단계에서 문제삼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학회는 “개별 회원들이 언론 기고와 방송 출연 및 저술 등을 통해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과학적 사실을 알려왔으나, 우리 정부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학회 차원의 공개적인 활동은 자제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일부 인사에 의한 과도한 공포팔이가 지속되면서 수산물 소비 감소와 천일염 가격 상승 등이 이미 나타나고 있어서 어민들과 과학계 등으로부터 학회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받았다”고 지금 입장을 낸 이유를 밝혔다.

학회는 “앞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수산업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우리 학회의 과학적 판단과 크게 다른 주장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파하는 분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