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신약개발 연구 거점인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이 합성 물질의 약효 평가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종근당은 연구개발 투자와 파이프라인을 대폭 확대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연구개발 투자와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2년 매출액 대비 약 12.2%인 1814억원을 투자해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같은 첨단 바이오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ADC)항암제 등으로 신약 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신약은 물론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질병을 표적으로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세포·유전자치료제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열고 기존 방법으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표적의 희귀·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의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 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연구와 임상시험에서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들과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의약품 개발로 ‘미래 먹거리 확보’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의 품목 허가를 받아 올해 1월 출시했다. 루센비에스는 라니비주막을 주성분으로 하는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종근당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안과질환에 사용된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질병이다. 전 세계적 고령화 현상에 따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에서 혈액 등이 누출돼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나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종근당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대 병원을 비롯한 25개 병원에서 루센비에스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약물 투여 후 3, 6, 1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각 15글자 미만의 시력 손실 및 시력 호전을 보인 환자 비율과 최대교정시력의 평균 변화, 중심망막 두께 변화 등 지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약물 효능 및 기타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임상적으로 동등했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에서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의 임상 2상 권장용량을 결정하고 안전성과 항종양효과 등을 평가한 임상 1상 Part1 결과를 발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해당 신약의 비소세포폐암을 중심으로 임상 1상 Part2를 진행 중이며 향후 다양한 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혁신 신약을 만들기 위한 도전

종근당은 지난해 5월 미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에서 샤르코-마리-투스병에 대한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소 질환으로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제는 없다.

CKD-510은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흡수되고 배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체내 동태 프로파일 등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돼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CKD-510은 심방세동 치료제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성심질환 등의 심장질환을 동반한다. CKD-510은 전임상을 통해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심방세동뿐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 치료제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