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유클리드 우주 망원경./연합뉴스

우주의 탄생과 진화과정을 밝힐 우주 망원경 ‘유클리드’가 1일(현지 시각) 발사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유클리드가 1일 오전 11시12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 등 21국이 10억 유로를 투입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리스 수학자의 이름을 딴 유클리드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곳으로 떠났다. 지구와 달의 거리(38만㎞)의 네배에 이르는 거리다. 유클리드의 주요 임무는 암흑물질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과학자들은 별과 지구 같은 실체가 규명된 물질은 우주의 5%도 채 되지 않는다고 본다. 나머지를 채우는 것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이다. 우주의 26%가량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입자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빛이 반응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다. 1933년부터 그 존재는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다. 암흑물질을 통해 우주의 탄생, 진화과정, 종말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클리드는 앞으로 6년간 우주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넓은 영역을 관측한다. 유클리드는 ‘미세중력렌즈’ 효과를 이용해 암흑물질 규명에 나선다. 빛이 은하와 같이 질량이 큰 물질을 만나면 휘어지는 것을 중력렌즈라고 한다. 같은 원리로 암흑물질이 뭉쳐 있는 곳을 지나가면 빛이 약하게 굴절되는 미세중력렌즈가 나타난다. 관측되는 물질이 없는데 미세중력렌즈가 나타나면 암흑물질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임스웹 망원경과 유클리드는 모두 광학렌즈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제임스웹이 우주의 특정 별이나 은하에서 나오는 빛을 모두 촬영하는 반면, 유클리드는 은하나 별이 발산하는 색에 맞는 필터를 활용해 빛의 형태와 양을 집중적으로 관측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미세중력렌즈의 영향을 계산해 우주에 암흑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암흑물질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낼 계획이다.

그래픽=백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