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21년 후반부터 2022년 초반까지 인간이 흰꼬리사슴에게 100회 이상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전파했으며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쳐 다시 사람에게로 올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동식물 검역국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등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미국 26개주에서 8830개 야생 흰꼬리사슴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391개의 코로나 바이러스 시퀀스(유전자 서열)이 발견됐으며 알파,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을 포함한 34개 변이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소 109명의 개인이 각각 흰꼬리 사슴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9건의 사슴간 전파가 있었으며, 사슴에서 인간으로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3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흰꼬리 사슴은 미국 전역에서 쉽게 발견되는 동물로 사람에 대한 경계가 낮고 먹이를 찾기 위해 거주지로 잘 접근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에 참여한 미주리 대학 동물매개질병 전문가 시우펑 완 박사는 “잠재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또는 야생동물간에 지속적으로 진화하고있는 다른 동물매개 질병이 독특한 공중보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사슴이 주요 전염병 매개체라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두 가지 큰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는 야생동물 서식지가 인간에게서는 사라진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흰꼬리사슴에서 이제는 인체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종이 발견됐다. 또 다른 문제는 야생동물간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새로운 변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국 검역 당국은 “앞으로 더 많은 주의 동물 종을 대상으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