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품귀 현상이 계속되자 제약사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광고를 중단해 추가 수요 막기에 나섰다.
지난 1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공급 부족 약물 목록에 따르면, 삭센다는 올해 연말까지 공급량이 제한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품귀 현상을 빚자 사람들이 같은 성분의 1세대 치료제인 삭센다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품귀 현상이 올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가능한 모든 물량을 전국의 도매상과 소매 약국으로 배송하고 있지만 많은 환자가 2023년 하반기 내내 삭센다를 처방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위고비와 삭센다의 품귀 현상이 노보노디스크의 다른 2형 당뇨 치료제인 빅토자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빅토자는 삭센다와 마찬가지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소량 포함하고 있다. 이 성분은 위고비에는 비만 치료를 위해 쓰이고,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약 오젬픽에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쓰인다.
위고비 판매량은 지난 한 해에만 200% 이상 늘어나면서 16억달러(약 2조550억원)를 넘어섰다.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 또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초 미국에서 원료 증산을 위한 추가 부지를 매입했다. 또 지난 5월부터는 미국에서 위고비의 대중 광고를 중단하고 초기 투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적은 용량의 제품 생산량을 단기적으로 감축했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이미 위고비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신규 진입 환자를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에서 처방되는 삭센다의 공급량에는 변화가 없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현재 삭센다는 국내에 원활히 공급되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국가에서 발생한 공급 부족 상황에 따른 영향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