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을 만드는 핵융합 발전도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다. /조선일보DB

30도 정도의 상온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超傳導)성 물질을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는 연구 결과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쏠렸다. 지금껏 누구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상온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시간대별 구글 검색량을 상대값으로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8일 구글에서 ‘초전도체’를 검색한 횟수는 전날의 90배까지 치솟았다. 관련 회사의 주가도 이날 상한가에 육박하는 27%까지 치솟았다.

배경은 국내 연구진의 초전도체 논문이었다.

앞서 22일 사전논문 출판사이트 ‘아카이브’에는 국내 연구자들이 쓴 상온 초전도체 관련 논문이 2개 올라왔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근무했던 김현탁 박사 등 연구자들은 논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상온 초전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사이트는 누구나 쉽게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곳으로, 올라온 논문은 동료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특정 학술지에 발표된 것도 아니다.

상온 초전도 현상은 전세계 과학계의 오랜 꿈이다. 그간 수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연구에 도전했으나 제대로 상온 초전도체를 구현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학계에선 이번 논문에 대해 회의적이다. 해당 논문이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론이 물리학계의 정설과 상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상온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는 발표가 여러 번 있었지만, 실제 구현이 된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 나중에 논문이 철회됐으므로 이번 논문 또한 심층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논문을 두고 “이거 성공하면 노벨상 받아야 한다”, “연구가 성공했으면 좋겠지만 잘 모르겠다”, “기존에 없던 뭔가를 만들었다는 것만 알겠다”, “진짜면 학계가 뒤집어질 일” 등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 등 물질의 전기저항이 특정 온도 이하에서 사라지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이 현상은 현재 과학 기술로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구현돼왔다. 그러나 이번에 논문을 공개한 국내 연구자들은 상온과 상압에서 이같은 형상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이 개발한 상온 초전도 물질은 납과 구리, 인회석을 사용한 결정 구조인 ‘LK-99′다. 논문에 따르면 LK-99은 400K(약 127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일으켰다.

만약 상온 초전도 물질이 개발돼 향후 실생활에 적용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먼저 전력 손실 없고, 기존보다 작은 사이즈의 배선 설비 및 배터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 저항으로 인한 전기 손실도 없어져 전기세도 저렴해지고, 전기 저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도 줄어든다.

초전도 물질은 외부의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도 갖는데, 이를 이용해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도 나올 수 있다. 이미 일본은 초전도체를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 시속 600km까지 속력을 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열차의 경우 초전도체를 영하 269도의 온도로 유지하는 액체 헬륨 냉각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냉각기 무게를 극복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외에도 상온 초전도체의 강한 전자기력을 핵융합에 적용하면 초고온 플라스마를 오랜 시간 붙잡아 둘 수 있게 돼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인공 태양’을 만드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