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지구로부터 약 129억 광년 떨어진 별 ‘어렌델(earendel)’의 색깔을 처음으로 포착해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9일(현지 시각)발표했다. 이 별은 지난해 허블 우주 망원경이 먼저 포착한 뒤 제임스웹이 좀 더 선명하게 포착한 바 있고, 지난달 30일 해당 부근 우주에 대한 탐사를 시작해 처음으로 색깔까지 확인된 것이다.
NASA는 이날 어렌델이 포함되어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관측된 별 중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어렌델은 사진 속에 선명한 붉은 점으로 나타나있다. NASA는 “허블과 웹 망원경 모두 거대한 은하단 WHL0137-08 덕분에 어렌델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지구와 어렌델 사이에 위치한 이 은하단은 너무 거대해 우주의 구조 자체를 뒤틀어 확대 효과를 발생시키고, 이는 천문학자들이 그 너머의 은하를 확대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고 했다. WHL0137-08이 중력을 왜곡하면서 확대경 같은 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사진 속 어렌델은 붉은색 활 형태의 점 선 위에 놓여져있다. 이는 어렌델이 포함된 은하의 빛을 웹 망원경이 포착할 때 중력 렌즈를 사용하면서 휘어진 형태로 빛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 은하의 별빛에 ‘선라이즈 아크(sunrise arc)’라는 별칭을 붙였다.
NASA에 따르면 어렌델은 지구로부터 129억 광년 떨어져있다. 이 별에서 나온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129억년이 걸린다는 의미로, 빅뱅이 일어난 후 우주가 생기고 10억년 뒤의 별빛이라는 뜻이 된다. 앞서 허블 망원경에 의해 관측된 가장 먼 별은 빅뱅 발생 40억년 이후 생긴 별이었고, 웹 망원경이 관측했던 가장 멀리 떨어진 별은 빅뱅 이후 30억 년이 지나 발생한 거대한 별 ‘키유르’였다.
어렌델만큼 거대한 별들은 종종 동행성을 가지고 있지만, 학자들은 이번에 웹 망원경이 동행성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어렌델과 동행성의 위치가 너무 가까워 멀리서는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포착된 어렌델의 색깔이 붉은색인 것을 근거로 천문학자들은 기온이 더 낮고 더 붉은색인 동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ASA 측은 “이번에 포착된 어렌델 양쪽의 더 작은 점들은 더 오래된 성단의 이미지로 추정된다”며 “이 모습은 우리 은하계의 구상 성단이 130억 년 전에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