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는 1일 달 표면에서 추락한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루나 25의 잔해와 이로 인해 만들어진 새로운 분화구가 있는 자리다./나사

지난 19일 달 착륙 임무에 실패했던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의 잔해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궤도선에 의해 포착됐다.

NASA는 달 정찰 궤도선(LRO)가 지난주 보내온 새로운 달 사진에서 러시아의 루나 25의 잔해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루나 25는 지난달 19일 달 남극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 달 표면으로 추락했다. 사고 다음날인 20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는 임무 실패를 확인하며 “계산된 수치와 실제 충격량 사이의 편차가 발생해 루나 25호가 궤도를 벗어나 통제 불능 상태가 됐고, 추락 후 소멸했다”고 밝혔다.

이날 NASA가 공개한 사진은 달의 분화구 옆에 그림자진 물체가 새롭게 나타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ASA 측은 “지난 21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가 발표한 추락 추정 지점을 토대로 LRO 카메라 팀이 루나 25 추적에 나섰다”고 밝혔다. LRO는 24일 추적에 나선지 4시간 만에 루나 25의 잔해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LRO가 사고 이전 찍었던 해당 현장의 사진과 사고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면 루나 25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외에도 새로운 분화구가 나타난 것이 눈에 띈다. LRO 팀은 “자연스럽게 생긴 분화구가 아닌 루나 25가 추락하면서 만들어진 흔적인 것 같다”고 했다.

루나 25 추락 지점의 사고 이전(2020년 6월 27일)과 이후(2023년 8월 24일) 모습. 안보이던 물체와 분화구를 확인할 수 있다./나사

새로운 분화구는 지름이 약 10m이고, 충돌지점은 루나 25의 착륙 예정 지점에서 약 400km 떨어진 폰테쿨랑 G 분화구의 가파른(경사 20도 이상) 안쪽 가장자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루나 25는 구소련 시절 세계에서 가장 먼저 달 탐사선 착륙에 성공했던 러시아가 47년만에 추진한 프로젝트였다. 루나 25의 실패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루나 25호의 추락은) 1957년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1961년 유리 가가린의 인류 최초 우주비행 등 냉전시대 전성기를 맞았던 러시아의 우주 기술이 쇠퇴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루나 25가 실패하면서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는 기록은 지난 24일 찬드라얀 3호 착륙에 성공한 인도가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