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바이오산업은 세계 곳곳에서 도시 전체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힌다. 매사추세츠 바이오 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5500만 평방 피트(약 154만 평)에 달한다. 이곳에는 화이자와 사노피, 노바티스, 다케다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크고 작은 생명공학 기업 1000여 개가 밀집해 있다. 보스턴에는 하버드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병원들도 함께 있어 신약 연구·개발(R&D)부터 임상까지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이 이뤄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보스턴은 항암 치료와 희소 유전질환 치료, 유전자 편집 도구인 크리스퍼 등 최첨단 기술이 발전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보스턴에는 10만6000여 명의 생명공학 연구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08년보다 96.5% 증가한 것으로 바이오 산업이 지역 고용 창출 효과를 내는 것이다. 직장은 여러 번 바뀌어도 주차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연구자들이 평생 이곳에 머물며 다양한 경력을 쌓는다. 이곳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51억 달러(약 6조8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 실리콘밸리 일부인 사우스샌프란시스코도 바이오 메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생명공학과가 주목받으며 인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바이오 인재들이 몰려들었고 자연스레 기업들도 자리 잡은 결과이다. UC버클리에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재직 중이다. UC버클리 박사 출신인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창업한 유전자 치료 스타트업 진에딧도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다. 독일 레버쿠젠도 비슷하다.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독일 제약사 바이엘을 중심으로 인근에 대학, 연구소, 병원, 벤처기업들이 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