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2의 모더나’가 나올 수 있을까. 국내 최고 리보핵산(RNA) 전문가인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와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관심이 급락한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빛내리 교수, 이혁진 교수

마이크로RNA(miRNA)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빛내리 교수는 “바이러스 연구의 어려움 중 하나는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만 지원이 활발하고 감염병 사태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원이 사라진다는 점”이라며 “평상시에 미리 기반을 닦고 인력을 양성하며 준비해야 언제 올지 모르는 감염병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iRNA는 모더나의 핵심 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조작하는 물질이다. 김 교수의 연구실은 크게 miRNA와 mRNA, RNA 바이러스 분야를 다룬다.

모더나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랭어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제자로 대표적 mRNA 전문가인 이혁진 교수는 “반도체나 2차전지 등 다른 산업과 달리 바이오 산업은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해야 기초 연구가 상용화 연구로 이어지고, 실제 사업이 된다”고 했다. 모더나의 급성장을 현장에서 지켜본 이 교수는 “모더나의 경우 특수한 상황에서 정부의 집중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연구자들이 위험 부담이 있는 연구에도 도전하도록 과감한 투자가 있으면 그 속에서 옥석 가리기가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두 전문가는 모두 RNA 기술이 바이러스를 넘어서 암, 난치병 등을 해결할 새로운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국내 바이오 기업도 공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 RNA 연구 인력 규모가 작고, 팬데믹 이전에는 mRNA 관련 회사도 없었다”며 “바이오 분야 인력 양성에 적극적인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