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한국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사이언스 캡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19일(현지 시각) 한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자 많은 연구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는 ‘과학비 지출 챔피언 한국, 삭감 제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국회가 12월까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계획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사이언스는 한국이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9%를 R&D에 지원해 이스라엘(5.9%)에 이어 두 번째로 R&D 지출 비중이 높은 나라였지만,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제로베이스부터 다시 정비하라’고 지시한 뒤 예산 삭감이 갑자기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예산 삭감 내역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정부가 연구자들과 협의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송지준 KAIST 구조생물학자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자들과의 아무런 논의 없이 갑자기 전체 자금 시스템을 바꿨을 뿐”이라며 “단지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을 정말 화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연구 카르텔’을 언급한 데에 대해서도 김소영 KAIST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이 이 문구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모두 ‘내가 카르텔의 일원인가? 라며 궁금해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카르텔이라 언급한 기관과 중소기업, 일부 학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젊은 연구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공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헌 KAIST 대학원 학생회장은 “과학이나 공학 직업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덜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