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우주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7년 만에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습니다. UAE보다 우주개발을 빨리 시작한 한국은 아직 우주청이 없습니다. 우주 개발에는 추진력과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지난달 29일 UAE 아부다비에서 만난 대니얼 최 할리파 대학 교수는 우주개발에서 한국보다도 후발 주자였던 UAE가 화성 탐사선 발사를 성공시킨 비결로 “파격적인 인재 기용과 추진력, 그리고 국제 협력”을 꼽았다. 2021년 UAE가 쏘아올린 화성 탐사선 ‘아말’은 지난해 2월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미국, 러시아,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서울대 공대를 나온 뒤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최 교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근무했고,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과 미국 공군과학연구소(AFOSR)의 지원을 받아 연구했다. 2013년 UAE로 건너와 아부다비의 할리파 대학에서 기계·재료 공학부와 우주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고 UAE 우주청에서 우주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최 교수는 “UAE가 산유국이긴 하지만 돈을 퍼부어서 화성에 궤도선을 보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014년 우주청을 만들면서 30대 중반의 여성을 우주청장으로 기용하는 등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활용한 점과 해외 우주 관련 기관이나 기업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UAE 우주청은 미국 대학들에서 기술을 배우며 비용을 절감했다. 한국의 위성 개발 기업인 쎄트렉아이에서 위성 기술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한국을 ‘형제 나라’로 여기는 연구원들도 있다”고 했다. ‘자체 기술’, ‘자체 개발’을 중요시하는 한국에서도 우주개발에 있어서는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