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오젬픽 등 GLP-1 작용제를 활용한 체중감량약물들이 위무력증, 장폐색 등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 제공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핵심 성분이 위 무력증, 장폐색 같은 심각한 위장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팀은 다이어트 주사로 사용되고 있는 위고비, 오젬픽, 삭센다 등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작용제가 위장 질환과 연관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이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례가 수십만건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5일(현지 시각) ‘미국의학협회지’에 게재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는 모두 유사 GLP-1 작용제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GLP-1 호르몬을 흉내 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 뇌가 배부르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2006~2020년 미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1600만명의 건강보험청구 기록을 활용해 두 약물과 췌장염, 장 폐색, 위 무력증 간 연관성을 분석하고 다른 종류의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 복용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약한 사람들은 콘트라브 복용자들에 비해 심각한 위장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수술이 필요한 췌장염 위험이 9배나 높았으며 음식이 소장과 대장을 통과하지 못해 경련과 복부 팽만 등을 유발하는 장폐색 위험도 4배 높았다. 음식이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위 무력증 위험은 3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해당 약물을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하는 등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품에 위 무력증 등 위험을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