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일본 해상보안청이 나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이 꺼낸 카드에 일본은 단 3일 만에 백기를 들었다. 그리고 2019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 제재 조치에 맞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이 카드를 다시 꺼내 들려 했다. 중국의 카드는 바로 ‘희토류 수출 금지’였다.

중국은 어떻게 희토류를 들고 주요 선진국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었던 것이었을까. 배경에는 산업 전환과 수십 년간의 희토류 정책이 있다. 현재 첨단 산업과 군사 기술, 재생에너지에는 모두 희토류가 들어가며 그 수요량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국은 1950년부터 국가 주도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점차 잠식해갔고 세계 희토류 시장의 97%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시장 독점에 큰 충격을 받은 일본은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2010년부터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2011년 일본 과학자들은 태평양 하와이와 타히티 부근 약 1100㎢의 해저 퇴적물에 육상 희토류 총 매장량의 약 1000배에 이르는 1000억 톤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음을 발표했다. 일본은 2024년 미나미토리시마섬 근처 해저 희토류 채굴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1위인 중국도 심해저 희토류 기술 개발을 동시에 하고 있어 선진국들의 해저 희토류 자원 전쟁은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윤미 선임연구원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일본보다는 10년 늦었지만 2020년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해저 희토류가 거대한 태평양 전체에 얼마나 있고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질연 해저지질탐사연구센터는 지난 4년간 확보한 해저 희토류 지도를 바탕으로 신규 취항하는 탐해 3호를 활용, 태평양 해저 희토류 탐사를 계획 중이다. 해저 자원 개발 사업은 우주 산업만큼이나 큰 도전이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반도체,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등 신시장 선점에 필요한 광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