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연구 중인 유한양행 연구원의 모습.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는 국내외에서 1차 치료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물질명 레이저티닙)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신약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국내 시장은 약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제품과의 병용 요법이 자리 잡을 경우 매출이 조 단위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전망이다.

렉라자는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겨냥한 신약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가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렉라자는 보험 급여 확대의 주요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지금은 환자에게 다른 약을 써본 후 실패할 때 쓸 수 있는 2차 치료제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급여권에 진입하면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기 위한 얀센의 병용 임상시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얀센은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EGFR 변이 환자 1차 치료에 자사 치료제인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을 연구하는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에서 두 치료제의 병용 요법이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질병 무진행 생존 기간을 늘리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얀센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 요법을 2025년까지 연 매출 5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을 달성할 5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중 하나로 선정했다. 또 올해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신약 기대 프로젝트로는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가 있다. YH35324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임상 1상 결과에 기반해 만성특발성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기술 수출 성과와 렉라자 출시 등을 통해 명실공히 R&D 중심의 글로벌 제약회사로 나아가고 있다”며, “렉라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은 물론 조기에 제2, 3의 렉라자 개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