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광주광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열린 ‘AI4Good’ 포럼 행사장에 마련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농업 기기 생산 기업 ‘아티랩’ 부스의 모습. 이날 행사에는 AI 전문가 토론과 함께 관련 기업 기술 시연도 이뤄졌다. /광주=김영근 기자

“지금의 인공지능(AI)은 아직 아기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다치게 하거나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적당한 울타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 상태죠. 또 한편으로는 마음껏 탐색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도 있습니다.”

1일 광주광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만난 AI 로보틱스 권위자 대니얼 리 미국 코넬 공대 교수는 ”AI 개발뿐 아니라 정책과 규제에 대한 관심도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지난 2018년 삼성전자 글로벌 AI센터장(부사장)으로 전격 영입되었다가 올해 2월 사임했다.

이날 GIST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개최한 ‘AI4Good 포럼’에는 리 교수를 포함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로 평가받는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의장인 테리 세즈노스키 UC 샌디에이고 교수 등 AI 전문가들이 모여 AI를 활용한 경제 성장과 정책·사회적 융합에 대해 논의했다.

본지와 인터뷰 중인 대니얼 리 코넬대 교수. /GIST 제공

◇AI 인재 양성·규제 방안 중점 논의

지난해 생성형AI인 챗GPT의 등장과 함께 발생한 AI 생태계 지각 변동은 점점 더 급격해지고 있다. 국내 연구 기관과 기업은 이런 변화를 정신없이 따라가는 형국이다. 리 교수는 “한국에는 AI 분야를 연구할 좋은 인재가 넘치는데 문제는 ‘개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적절히 사용하는가’에 있다”며 “한국의 AI 산업이 발전하려면 인재 개발과 운용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AI 규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세즈노스키 교수는 유럽이 AI에 관한 최초의 규제법안인 ‘AI 액트’를 통과시킨 사실과 최근 미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도 적극적인 검토를 통해 한국의 현황에 맞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가진 장점을 AI 반도체 생산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임기철 GIST 총장은 “정부 지역 공약인 AI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사업과 연계해 차세대 AI 반도체 첨단공정 팹(공장)을 구축 중”이라며 “클린룸과 강의실을 포함하는 3층 건물을 2026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열린 GIST AI정책전략대학원 비전선포식 모습. 외쪽부터 김상돈 GIST 교학부총장, 다니엘 리 코넬대학교 교수, 공득조 GIST AI정책전략대학원 설립추진단장, 미리 하타야 IEEE AI Impact Use Cases Initiative 의장, 임기철 GIST 총장, 김종원 GIST AI대학원장, 서정인 전 대사, 김동욱 새마을금고 상무, 이태원 소프트아이 대표, 김태형 UN ESCAP 과장./GIST 제공

◇공공·기업 교육 위한 AI정책대학원 개소

이날 GIST는 ‘AI정책전략대학원’ 설립을 발표했다. 기초 연구 중심인 기존의 AI대학원에서 올해 첫 박사를 배출한 데 이어 공공·민간 영역의 AI 활용으로 교육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AI정책전략대학원은 정부부처 고위 공무원과 기업 임원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해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기반 이론 및 실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9월 개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 3월부터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AI영재학교 설립 검토에 들어갔다. 영재학교가 설립되면 고등학교부터 박사 과정까지 이어지는 AI 인재 양성 시스템이 완성된다. 임 총장은 “전 주기 AI 인재 양성을 통해 AI 분야를 선도하겠다”며 “과학 기술 측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30년 후에는 GIST에서 세계적인 석학뿐 아니라 유니콘 기업도 다수 배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