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지정학에 따라 미래 산업 지형이 변화하면서 한국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생존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을 세워 인공지능(AI)과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의료 등 7개 미래 산업 분야에서 대체불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학기술 석학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은 14일 ‘IS4T(미래를 위한 산업 전략) 2023 포럼’을 열고 2040년 다가올 글로벌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한국의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한림원은 국가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산업미래전략위원회를 발족해 연구해 왔다. 지난 6월에는 100여 명의 한림원 회원과 함께 국가 산업 경쟁력을 끌어 올릴 7가지 미래 핵심 산업으로 ‘초인공지능’, ‘에너지·환경’,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의료’, ‘제조·농업’,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생활 인프라’를 선정했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개회사에서 “불확실한 글로벌 복합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집중할 핵심 영역 선정과 정부와 기업 같은 관련 주체 간의 연결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장석권 한림원 산업미래전략위원장(한양대 명예교수)은 첫 발표자로 나서 “미래기술과 지정학 향방에 따라 미래 세상을 주도할 세력이나 부의 비중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등 세력 구도의 움직임과 기술 개발 방향에 따른 4가지 미래 지정학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미래 세상의 무게중심에 최대한 한국을 가까이 놓아야 하며 이때 필요한 것이 ‘대체불가성’”이라며 “정치적 패권과 경제적 파워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이라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래 핵심 산업별로 주요 기업 임원들이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초인공지능 연사로 나선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한국은 강점을 가진 제조, 바이오, 문화예술, 로봇, 반도체 AI 영역에서 대체불가한 영역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 분야 성장 전략을 분석한 장혁 삼성SDI 부사장은 “1분 충전 전기차, 24시간 일하는 휴머노이드 등을 위해서는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한계를 극복하는 전고체 배터리, 리튬에어 배터리, 퀀텀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배터리 분야에서 대체불가 역량을 갖기 위해 국가 차원의 배터리 융합 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