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가 머신러닝으로 날씨를 예측하는 예보 모델을 개발했다. 6시간 전 날씨와 현재 날씨 데이터가 주어지면 앞으로 6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열흘 간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딥마인드 제공

알파고와 알파폴드를 만들었던 구글 딥마인드가 기존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날씨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일기예보 모델을 만들었다.

딥마인드 연구팀은 14일(현지 시각)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40년 동안의 날씨 데이터를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학습해 예보하는 AI 모델 ‘그래프캐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 연구팀은 “일기예보 방식을 바꾸는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현재 일기예보는 ‘수치 예보(NWP)’ 방식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퍼컴퓨터와 같은 대규모 연산장치가 필요하다. 연산에 필요한 알고리즘 설계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계산이 필요하지만 정확도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그래프캐스트는 연산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대신 유럽 중기 예보 센터(ECMWF)가 제공한 1979년부터 2017년까지 기상 데이터를 학습해 지구 날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예측한다. 그래프캐스트는 현재와 6시간 전 기상 정보를 통해 앞으로 6시간 후 날씨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열흘간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대량의 과거 데이터에서 날씨가 변하는 패턴을 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기존 예측 방식으로는 수퍼컴퓨터로도 몇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래프캐스트는 예측에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연구팀은 표준 기상 시뮬레이션 시스템인 유럽 중기 예보 센터의 고해상도 예보(HRES)와 그래프캐스트의 예측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그래프캐스트가 1380개 검증 항목 중 90% 이상에서 HRES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그래프캐스트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의 일종인 사이클론은 물론 극지방으로 수증기가 마치 강처럼 흘러가는 ‘대기 강’ 현상 등 극단적인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다만 그래프캐스트가 전통적인 기상예측 방법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으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의 예측 방식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로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