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송도 경원재 영빈관에서 열린 ISECG 언론간담회에서 각국 우주탐사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도 우주탐사에 대한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개청되면 국제 협력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우주탐사조정그룹(ISECG)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ISECG 의장을 맡고 있는 다니엘 노이엔슈반더 유럽우주청(ESA) 유·무인탐사본부장이 “ESA에서는 국제 협력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제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ISECG는 국제 협력을 통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광범위한 기술 확보가 필수적인 우주개발 영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우주협의체이다. 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가 열리고 각국의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되며 지난 2018년 15개였던 참여 기관도 27개로 늘어났다. 한국은 ISECG가 창립한 2007년부터 참여해 왔으며 ISECG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장은 “ISECG는 규범이나 규약을 가진 게 아니라 각 국 우주 탐사 등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하나의 모임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각국이 준비하는 우주 탐사의 목표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7일부터 이틀 간 열린 ISECG 고위급 회의에서는 각국의 우주탐사 현황과 계획을 공유하면서 ‘글로벌 우주탐사 로드맵(GER)’에 대한 개정 방향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GER은 지난 2018년 3차 보고서가 발간된 뒤 미국과 중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은 물론 한국과 같은 우주 신흥국이 활발한 탐사 활동을 벌이면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니엘 의장은 “한국은 다양한 측면에서 단기간에 획기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국가”라며 “한국의 달궤도선 ‘다누리’가 보내온 달 표면 사진을 통해 우주 탐사에 대한 한국의 열망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ISECG가 국제 협력을 위한 자리인 만큼 참석자들은 우주 탐사에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리버 앙게르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탐사팀 리더는 “개별 국가로는 불가능한 일들이 국제 협력을 통해 가능해지기 때문에 각 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히로시 사사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탐사부문 부원장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JAXA가 발사체를 제공하고 ESA에서 탑재체를 제공하는 등 각 국 우주 기관과 다양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짐 프리 미 항공우주청(NASA) 우주탐사시스템본부장은 “우주 탐사는 국가의 니즈(needs)와 직결되기 때문에 한국도 우주 탐사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세우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8일 송도 경원재 영빈관에서 열린 ISECG 언론간담회에서 항우연 천이진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장이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