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독감과 중국발 폐렴 ‘마이코플라스마’가 동시에 유행하며 병·의원으로 환자가 몰려들자, 제약사들이 해열제와 감기약 증산에 나섰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7주 차(11월 19~25일) ‘독감 의사 환자분율’(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은 45.8명으로 감염병 유행을 판단하는 기준(6.5명)의 7배를 넘어섰다. 특히 유아동(乳兒童)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 이번 달 7~12세, 13~18세 독감 의사 환자분율은 각각 100.0명, 107.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과 함께 마이코플라스마도 유행하고 있다. 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초기에는 발열·두통·콧물·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이 2주가량 지속되고 회복까지 3~4주가 걸려 일반 감기보다 오래 가는 것이 특징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도 걸릴 수 있어 영유아들 사이에 번지는 모양새다.

제약사들은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약국 데이터 분석 업체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헤열 진통제와 감기약 판매량이 7% 늘었다. 대원제약, 한미약품, 동아제약 등 주요 해열제, 감기약 생산사는 최근 공장을 최대치로 가동해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도 해열제·항생제 등 수요 증가에 따른 원료 및 의약품 확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단 기기 업체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검출 키트 공급 확대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바디텍메드와 씨젠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진단 제품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엑세스바이오의 자회사 웰스바이오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폐렴 진단용 분자 진단 시약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 진단이 어렵지만 대개 가볍게 지나가므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의약 업계의 중론이다. 영유아에게는 독감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사람이 몰려 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써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