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 기업이 메탄 로켓으로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지난 7월 첫 시험 발사 이후 5개월 만에 중국이 메탄 로켓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자, 메탄 로켓을 활용한 심(深)우주 탐사 경쟁이 달아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민간 기업 ‘랜드스페이스’는 지난 9일(현지 시각) 고비 사막의 위성 발사 센터에서 메탄 로켓 ‘주췌 2호 Y-3′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췌 2호에 실렸던 훙후, 훙후2, TY-33 등 위성 3기는 지구 상공 460㎞ 궤도에 안착했다. 랜드스페이스는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매년 메타 로켓 발사 횟수를 늘려 2026년에는 12번까지 발사할 계획이다. 또 현재는 500㎞ 상공에 1.5t 위성을 올릴 수 있지만, 앞으로는 4t까지 실어나를 수 있도록 개량한다는 방침이다. 랜드스페이스는 “중국이 액체 추진 로켓 발사 상용화를 위한 새로운 단계를 개척했고 기술 성숙도와 안정성을 입증했다”며 “신뢰성 높고 비용은 낮은 상업용 발사체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저비용에 재활용도 유리
로켓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케로신(등유)이다. 케로신은 휘발성이 낮고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할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누리호, 재사용 로켓으로 유명한 스페이스X의 팰컨9도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케로신은 연소 후 그을음과 같은 탄소 찌꺼기가 엔진 내부에 달라붙어 엔진 배관 등이 막히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엔진 재활용 횟수를 대폭 늘리기 어렵다.
이에 비해 액체 수소는 무게가 케로신보다 가볍고 강한 추력을 낼 수 있어 로켓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역대 최강 우주 발사체 ‘SLS(우주 발사 시스템)’와, 인류를 달에 보내는 데 쓰인 새턴V 등 대형 로켓에 많이 활용돼 왔다. 다만 액체 수소는 영하 253도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기에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하고 유지 관리가 어렵다.
반면 메탄은 액체 수소와 부피·무게가 비슷하지만 영하 162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쉽고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또 메탄은 액체 산소와 결합해 연소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돼 그을음이 훨씬 적다. 이 때문에 케로신보다 로켓 재활용 횟수를 더 늘릴 수 있다. 스티븐 헤이스터 퍼듀대 교수는 미 매체 악시오스에 “동일한 유속의 추진제를 사용한다면 메탄은 케로신보다도 약 10% 높은 추력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심우주 탐사 핵심 연료
무엇보다 메탄 로켓의 장점은 연료를 다른 행성에서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화성 정착 로켓 ‘스타십’도 케로신이나 액체 수소 대신 메탄을 연료로 선택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으로 화성에 도착한 뒤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고체 상태인 이산화탄소를 전기분해해 탄소를 추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성의 얼음에서 수소를 뽑아낸 뒤 탄소와 조합하면 메탄을 만들 수 있다.
스페이스X뿐 아니라 재사용 로켓의 장점을 극대화해 심우주 탐사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우주 기업들은 액체 메탄 로켓에 도전하고 있다. 세계 첫 3D 프린팅 로켓을 개발중인 렐러티비티 스페이스의 로켓 ‘테란1′도 메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지난 3월 첫 발사에서 목표 궤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로켓이 가장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인 ‘맥스Q’ 도달에 성공했다.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의 차세대 로켓 엔진 ‘BE-4′도 메탄을 연료로 한다. 한국 민간 우주 기업 중에서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초로 액체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2단 우주 발사체 ‘블루웨일1′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