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총출동했다. 글로벌 무대에 각 사 기술을 소개하고 전략적 협력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사업의 글로벌 총괄 마이크 가이토는 이날 개회사에서 “올해는 금리가 내리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며 “당뇨병, 비만, 자가면역질환 및 CNS(중추신경계) 서비스와 같은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으로 M&A(인수 합병)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1983년 시작해 올해 42회를 맞은 JPM은 제약·바이오 산업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손꼽힌다. 제약·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투자사도 대거 참가해 매년 ‘빅 딜’이 성사되는 자리기도 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메인 무대에 선다.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카카오헬스케어, 유한양행은 아시아 태평양 세션에 발표자로 공식 초청받아 올해 진행하는 사업과 비전 등을 발표한다. 8년 연속 메인 무대에 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개막 2일 차에 발표에 나선다. JPM에서는 통상 업계 인지도 순으로 발표 일자를 정하는데 지난해보다 하루 앞당겨진 것이다.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마무리한 셀트리온은 ‘짐펜트리’ 등 신약을 앞세운 글로벌 시장 공략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또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공식 초청을 받아 투자사와 일대일 미팅을 진행한다. 바스젠바이오, 지놈오피니언, 브이에스팜텍, 피비이뮨테라퓨틱스 등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기업 설명회에 참여한다. GC셀, 유바이오로직스, 에이비엘바이오, 압타바이오, 브릿지바이오 등도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교류를 하고자 현장으로 향했다.
JPM은 발표와 참관 등이 주최 측 초청에 기반해 이루어지고 행사장이 프랜시스 호텔 한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 다소 폐쇄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행사 기간 프랜시스 호텔 인근 카페, 미팅룸 등에서 개별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다. 이를 겨냥해 같은 기간 인근에서 열리는 ‘바이오텍 쇼페이스’ ‘CSSI 파트너링’ 등 위성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도 많다.
앞서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이 JPM에서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 ‘잭 팟’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