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양 ‘돌리’와 같은 방식으로 탄생한 복제 원숭이가 2년 넘게 생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제 원숭이가 성체까지 생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류의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를 활용해 태어난 붉은털원숭이<사진>가 2년 이상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현지 시각) 밝혔다. 붉은털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의학 실험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복제가 영장류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복제 원숭이는 야생 원숭이로는 할 수 없는 유전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의 질병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활용한 체세포 복제 기술은 난자의 핵을 제거한 뒤, 여기에 체세포 핵을 집어넣어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도 붉은털원숭이의 복제가 시도됐지만, 태어난 지 12시간 만에 사망하며 실패로 끝났다.
연구팀은 수백 번의 복제 시도를 통해 태반을 형성하는 복제 배아의 영양막이 밀도가 낮고 일부는 석회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체세포 복제에 체외수정 방식을 결합했다. 체세포 복제로 얻은 배아의 영양막을 체외수정으로 얻은 배아의 영양막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배아 113개를 만든 뒤, 그중 11개를 대리모 7마리에게 이식해 결국 건강한 수컷 붉은털원숭이 한 마리가 태어났다. 이 원숭이는 ‘영양막 대체’ 기술의 이름을 담아 ‘레트로(ReTro)’라 불렸다. 연구팀은 “아직 복제의 효율성은 매우 낮지만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가능해진 것은 큰 진전”이라며 “앞으로 성공률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