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독자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웅제약은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 모델을 데이터로 바꿔 저장하고,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AI 신약 개발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이미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 40여 년간 신약 연구를 통해 확보한 화학물질과 신약 개발에 이용 가능한 화학물질의 결합체를 데이터화했다. 복잡한 화합물질 구조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분리, 제거하는 처리 과정을 거쳤고 AI가 화학물질의 정보를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AI 신약 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사내 활용하기 시작했고, 비만과 당뇨·항암제 분야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AI를 기반으로 항체 설계와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연구팀의 시행착오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AI가 신약 후보물질을 추려주고, 부작용이 적고 안정성이 높은 구조 설계를 도와주면서 신약개발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는 의미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빅테크들이 대형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손잡고 기술력을 결합해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구글은 일라이릴리와 노바티스, 엔비디아는 암젠과 협업해 AI 신약 개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UNP도 최근 미국 머크와 약 3000억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