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대형 위성이자 '목성의 달'로 불리는 유로파. 표면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NASA

인간이 우주로 나간다면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지구의 생명체가 우주에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인류의 우주 정착지로 꼽히는 화성에는 산소 비중은 0.13%에 불과하다. 대신 화성에는 얼음이 있고, 이 물을 분해해 산소를 얻는 방식으로 화성에 거주하는 것이 과학기술의 목표다.

화성 다음으로 산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은 목성의 대형 위성인 ‘유로파’다. 이 행성은 두께 15~25km의 두터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이 얼음별에서 대량의 산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천문학자들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보내온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유로파에서는 하루 추정 1000t(톤)의 산소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4일(현지시각) 네이처 천문학을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이 산소의 양은 당초 과학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적다. 천문학계는 유로파에서 초당 1t의 산소가 생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이끈 프린스턴대 제이미 스잘레이 교수(플라스마물리학)는 “이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낮은 수치”라며 “그러나 이것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유로파의 산소 생성 과정에 대한 수치적 분석에 성공한 것이다. 지구에서는 박테리아와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 반면 유로파의 산소는 우주에서 날아온 하전 입자가 얼음 표면층에 부딪히면서 얼음물을 수소와 산소 분자로 분해한다. 스젤레이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해로운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바다를 보호해주는 얼음 껍질이 일종의 호흡을 하는 것”이라며 “얼음껍질은 유로파의 폐와 같다”고 말했다.

유로파의 얼음 표면 /NASA

이번 연구는 목성 탐사선 주노에 탑재된 제이드(JADE)라는 장비가 2022년 9월 유로파를 354km 거리까지 근접비행하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주노가 수집한 유로파 대기 근처의 플라즈마 분석을 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으로, 연구팀은 수소를 분석했다. 수소는 가벼운 원소라 대기권으로 높이 떠오르고 산소는 가라 앉는데,두 분자 모두 유로파의 얼음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수소의 양을 측정해 산소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발생한 산소가 유로파의 얼음 아래 지하 바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해저의 화산 물질과 섞여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연구팀의 프랜 바게날 박사는 “우리는 생명체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산소가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며 “따라서 (유로파의 산소량이) 이전의 희망적인 추정치보다 낮다는 사실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로파에 산소가 예상보다 적다고 인간의 유로파 거주 가능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단, 이번 연구는 유로파에서 어느 정도의 산소가 얼음 아래로 들어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나사는 오는 10월 사상 처음으로 유로파 전용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를 발사한다. 2030년 유로파에 도착하는 이 탐사선에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9개의 과학장비가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