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은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제약업계를 이끄는 최상위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 19일 보령은 실적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1957년 창업한 보령이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선 때는 2019년(5243억원)이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 5년 만에 연매출이 2배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보령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859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보령은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보령 제공

◇“올해 매출 1조원 가능”

지난해 보령은 전년보다 13% 늘어난 매출 859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보령은 “2020~2023년 매출액은 연평균 성장률 15%로 업계 최상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 전문 의약품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보령의 탄탄한 경쟁력이 최대 실적을 잇따라 경신한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보령과 HK이노엔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각 사의 주력 신약 ‘카나브’(고혈압)과 ‘케이캡’(위식도 역류 질환)을 공동 판매하기로 합의해 올해 보령의 연매출이 1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령의 카나브와 HK이노엔의 케이캡을 통해 쌓아온 영업 마케팅 역량을 공유하면 새로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 강화

보령은 올해 명실상부한 선도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비롯해 신약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복합제를 개발해 외연을 넓혀온 카나브 제품군은 지난해 처방액이 1697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뛰어올랐다. 보령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복합제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보령은 카나브 성공으로 확인한 만성 질환 치료제 경쟁력을 토대로 다양한 당뇨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 조합의 개량 신약으로 당뇨 복합제 ‘트루버디’를 출시했다”며 “올해는 동반 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해 당뇨병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 만료 의약품 인수 확대

특허 기간이 끝나 제네릭(복제약)이 나와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도 이어간다. 보령은 글로벌 시가 총액 1위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서 2020년 항암제 ‘젬자’,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2022년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알림타’의 한국 내 모든 권리를 인수했다.

이 가운데 ‘젬자’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보령이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희석이 필요한 기존 분말 형태에서 액상주로 편의성을 개선했고, 지난해 매출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알림타’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해 22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은 “글로벌 의약품을 자산화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는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등에 비해 추가 투자 비용이 적고,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 경향이 있는 국내 처방 시장에 특화된 전략”이라고 했다.

◇”항암제 주권 확립한다”

보령은 합성 의약품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 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다양한 품목을 구축해 국내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항암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보령의 항암제 매출은 2019년 798억원에서 지난해 2170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보령은 소화기암, 폐암, 여성암, 혈액암, 비뇨기암 등 다양한 암을 대상으로 제네릭 및 개량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보령이 항암제 국산화에 집중하는 것은 항암제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항암제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른바 ‘K항암제’의 개발과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령은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주, 이피에스, 에이디마이신주사액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보령은 “제네릭 항암제를 통한 국산화 노력이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져 암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며 “오리지널 대비 약값이 적게 들어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