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내부 모습. 회사 측은 2025년 제5공장을 완공하고 지속적으로 생산 시설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 13% 상승해 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고,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 경영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았다”며 “올해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 되기 위한 발판을 다지겠다”고 했다.

◇올해 매출 10%대 상승 전망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규모·장기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이 있다. 지난 한 해 공시된 신규·증액 계약 총 19건 중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이 9건이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은 3조5009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 약 1조9000억원의 기록을 80% 초과 달성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120억달러(약 16조원)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계약은 최소구매 물량보전(MTOP)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첫 계약에 만족한 고객사들이 이후 물량을 확대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이 1조1581억원의 물량을 추가로 맡겼다. 지금까지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높은 영업이익률도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별도 기준 41%를 기록했다. 2021년 30%대 진입 이후 ‘꿈의 영업이익률’로 불리는 40%대에 들어선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평균의 4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올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는 순항 중이다. 지난 6일 벨기에 제약사 UCB와 3819억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글로벌 제약사 MSD와 928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까지 총 4747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맺어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3조5009억 원)의 14%를 달성했다.

회사는 안정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지난 24일 올해 매출 전망치를 4조1564억원으로 공시했다. 전년 대비 10~15% 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연도였던 2016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CAGR) 44%를 기록 중이다.

◇2025년 5공장 가동 목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수주를 기반으로 높은 공장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1~3공장은 100% 가동 중이고,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한 4공장도 최고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 4공장 생산 능력은 24만L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을 시작으로 제2 바이오캠퍼스를 본격적으로 구축해 시장과 고객사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착공한 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생산량은 18만L로 동일 규모의 3공장보다 1년가량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1~4공장 건설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험을 기반으로 최적의 사례를 집약해 5공장을 디자인했다. 앞으로 제2 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6~8공장도 5공장과 동일한 구조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제2 바이오캠퍼스의 완공 시 생산능력은 72만L다. 제1 캠퍼스를 포함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L에 달하게 된다. 세계 1위 수준의 CDMO 초격차를 실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