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후 8시 59분 중국 주취안 위성 발사 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8호’가 중국 자체 발사체 ‘창정(長征)-2F 야오(遙)’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중국 육군과 공군의 현역 군인 3명이 탑승한 선저우 18호는 다음 날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天宮)’과 도킹에 성공했다. 중국이 톈궁 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보낸 것은 완공 후 3번째다.

2011년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과 중국의 협력 사업을 금지했지만 중국의 ‘우주 굴기(崛起·우뚝 일어섬)’는 멈추지 않았다. 중국은 자체 발사체에서 유·무인 우주선, 달 탐사선까지 만들어내며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미국의 견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용이 불가해지자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까지 완공했다. 일본 역시 차세대 발사체 도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5월 우주항공청 출범을 앞둔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3국의 우주 산업의 ‘퀀텀 점프(비약적인 도약)’가 기대된다.

◇자체 우주 생태계 구축한 中

중국의 우주 굴기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자체 우주정거장인 톈궁이다. 원래 우주정거장은 미국·러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ISS가 유일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1년부터 톈궁 1~2호 시험을 거친 뒤 결국 2022년 11월 톈궁 우주정거장(3호) 완공에 성공했다. 지상 약 390㎞에 건설된 톈궁은 본체 하나와 두 실험실로 구성된 T 자 형태다. 중국 연구진은 지구에서는 하기 힘든 생명과학, 광학 등 분야의 연구·기술 개발을 톈궁에서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유인 우주선 2대와 화물 우주선 1∼2대를 톈궁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1998년부터 운영된 ISS가 2030년 안팎으로 수명이 다하면, 톈궁이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이 될 수도 있다.

그래픽=김성규

이번 임무 수행을 위해 톈궁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3명은 앞으로 6개월간 톈궁에 머물며 우주 재료 과학과 관련된 실험을 90회 이상 진행한다. 비행사들은 톈궁에 작은 수족관을 만들어 수생 생태 연구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이번 우주선에는 ‘4번째 승무원’으로 물고기도 실렸다.

중국은 발사체와 우주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1970년 자체 발사체 창정1을 통해 동방홍 1호 위성을 쏘아 올리며 세계에서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됐다. 현재 크기와 엔진 등에 따라 창정 12까지 개발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발사 임무를 67회 수행했고, 올해는 총 100차례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 로켓도 개발 중이다.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인 선저우는 2003년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 후 지금껏 18호까지 발사돼 톈궁을 오가고 있다. 달 탐사도 활발하다. 달 탐사 우주선 ‘창어(嫦娥)’ 3호는 2013년 달 앞면에 착륙한 데 이어, 2019년에는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2020년 창어 5호는 달 토양 시료를 지구로 가져왔다. 이달 중 발사되는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시료 채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무인 탐사선 창어에 이어, 사람도 달 표면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유인 우주선은 ‘멍저우(夢舟)’, 달에 착륙할 탐사선은 ‘란웨(攬月)’라는 이름으로 정해졌다. 중국은 멍저우 우주선과 란웨 착륙선을 각각 우주로 보낸 뒤, 멍저우에 탄 우주인 2명을 란웨로 옮겨 태우고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2027년까지 달에 무인 연구 기지도 설립한다. 우주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매년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우주개발에 투입해 빠른 속도로 미국을 쫓고 있다”며 “우주 양강 구도도 미·러에서 미·중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우주개발 속도 내는 日

그래픽=김성규

일본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는 6월 30일 신형 주력 대형 로켓 ‘H3′의 3호기를 발사한다. H3는 현재의 주력 대형 로켓인 H2A를 대체하는 발사체다. H3의 발사 비용은 H2A의 절반 정도인 약 50억엔(약 4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은 지난 1월 예상 지점에서 55m 떨어진 곳에 착륙하는 등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했다. 몸체가 뒤집어져 착륙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지만, 지구로 사진을 전송하는 등 주요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0년간 우주전략기금 1조엔을 활용해 우주 스타트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