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를 노인에게 주입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오랜 가설이 사실일까. 중국 연구진이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중국 난징대학교 생명공학과 연구진은 약 7년간 수백마리 쥐에게 젊은 쥐의 혈액에서 추출한 ‘반(反)노화 물질’을 주입한 결과 수명이 연장되고 노화가 둔화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노화(Nature Age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개월령의 수컷쥐의 혈액에서 추출한 반노화 물질을 실험 쥐들에게 매주 주입하며 변화를 살피는 실험을 시행했다. 실험쥐의 평균 수명은 840일인데 반해 이번 실험 대상이 된 쥐들은 평균 1031일을 살아 수명이 22.7%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가장 오래 산 쥐는 1266일을 살았는데, 인간으로 치면 120~130세까지 산 셈이다. 연구진은 또 실험 대상 쥐들에게서 근육, 심장, 뼈 등 부위의 노화가 느려지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젊은 피를 주입하는 ‘혈액 교환’이 ‘불로장생’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은 오랜 세월 이어져왔다. 이에 대한 실험도 다수 있었지만 과거의 실험들은 대부분 젊은 혈액의 수용성 단백질 인자의 잠재적 노화 방지 특성에 초점을 맞춰 정확한 작용 원리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연구를 이끈 장천위 박사는 사우츠차이나모닝포스트에 “7년간 수백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젊은 혈액’의 효과에 대해 밝혔다”며 “이번 연구는 단지 시작일 뿐 앞으로 밝혀내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혈액 교환을 시행한 사례도 있다. 노화 방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백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은 지난해 5월 자신의 피를 아버지에게 수혈한 결과 아버지의 신체 나이가 25세 어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7세 아들의 피를 자신에게, 자신의 피를 아버지에게 수혈하는 3대에 걸친 혈액 교환 실험을 진행했다. 존슨은 당시 “아들의 피를 수혈받은 것이 내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지만, 아버지는 노화 속도가 느려진 상태를 6개월간 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