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인간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첫 번째 사례였던 60대 남성이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수술을 진행했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측은 남성이 신장 이식으로 사망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말기 신장 질환자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최초의 환자였던 리차드 슬레이먼(62)이 이날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월 16일 이식 수술을 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슬레이먼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한 돼지 신장을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한 첫 번째 사례였다.
슬레이먼은 2018년 12월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적 있었지만 5년이 지나면서 장기부전 증상이 나타났다. 작년 5월부터는 투석을 받아왔지만 나아지지 않아 이종장기이식을 선택했다. 그런 슬레이먼에게 이식된 건 미국 바이오 기업 ‘e제네시스’가 제공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이었다. 당시 의료진은 이 돼지 신장이 최소 2년간 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식 직후 상태는 좋았다. 투석을 중단해도 될 정도까지 개선됐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이식팀은 “슬레이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며 “환자가 신장 이식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 슬레이먼의 가족도 “이종이식을 이끈 의사들의 노력 덕에 우리 가족이 7주 이상을 더 함께 보낼 수 있었다”며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의 환자에게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12일에는 슬레이먼에 이어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두 번째 환자가 나왔다. 심부전과 신부전을 동시에 앓고 있는 여성 리사 피사노(54)다. 그는 기계식 심장 펌프를 이식한 뒤 8일 만에 돼지 신장 이식 수술까지 받았다.
피사노의 경우 생명공학 스타트업 ‘유나이티드 세러퓨틱스’가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이종이식 때 급격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알파갈(alpha-gal) 유전자가 억제된 돼지를 만들었고, 면역기관인 돼지의 흉선도 함께 이식해 거부반응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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