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투약하면, 비록 체중을 감량하지 못했더라도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등 유명인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비만 치료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노보노디스크가 41국 1만7600여 명을 대상으로 4년간 위고비 투약 환자를 추적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됐다.

임상에 참여한 이들은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성인들로, BMI가 30 이상으로 비만인 사람들과 그 이하로 과체중 수준인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평균 40개월 동안 매주 위고비 2.5㎎ 또는 위약(가짜 약)을 투약했다.

실험 결과 위고비를 투약한 8800여 명 중 569명(6.5%)가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을 겪은 반면 위약을 투약한 환자 중에서는 701명(8%)가 심혈관 질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가 위약 대비 심혈관 질환 발생 확률을 20% 줄인 것이다. 위고비 투약 후 크게 체중 감량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들도 심혈관 질환 발병 확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데이터는 지금까지 시행된 위고비 관련 임상 중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치료 4년 후에도 평균 10% 감소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당초 ‘오젬픽’이라는 이름의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되었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며 비만 치료제로 출시됐다. 현재는 지방 간염이나 신부전, 중독 치료 등에 효과를 보여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위고비를 보험 적용 약물에 포함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 효과를 증명하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