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4만4000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암 진단을 7년 이상 앞당길 수 있는 혈액 속 단백질 지표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실제로 암을 진단받은 4900여 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혈액 속 단백질 1463가지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암, 폐암, 간암 등 19가지 암과 관련된 618개의 단백질을 확인했다. 이 중 182개의 단백질은 채혈 후 3년 이내의 암 진단, 107개는 채혈 후 7년 이상 암 진단과 강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107개 단백질의 지표가 높으면, 7년 후 암 진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존에도 혈액을 이용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식은 있었다. 하지만 혈액 내 종양 DNA에만 의존해 진단 정확도가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진은 단백질의 기능 이상 등을 규명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라는 새로운 분석 기술을 이용해, 단백질과 암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카렌 파피어 박사는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려면 암 발병 초기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발견된 단백질을 이용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