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의 ‘시프 몬스’ 지역을 3D로 구현한 모습. /미 항공우주국

1990년대 금성 표면에서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단눈치오대 다비드 설카네즈 교수 연구팀은 30여 년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금성 탐사선인 ‘마젤란’ 호가 수집한 금성 표면 관측 데이터를 재분석해 두 개의 지역에서 화산 활동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90년과 1992년 마젤란 호가 평균 공간 해상도 150m의 레이더로 같은 지역을 관측한 데이터를 재분석, 가공해 픽셀 크기 75m급의 금성 지표면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화산 지대로 알려진 ‘시프 몬스(Sif Mons)’ 서쪽 측면과 ‘니오베 플라니티아(Niobe Planitia)’ 서부 지역에서 다량의 용암이 흐르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가 발견됐다. 용암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생긴 막대한 크기의 암석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지형 변화는 마젤란 호가 레이더로 지표면을 관측하는 몇 년 사이에 일어난 화산활동에서 분출된 새로운 용암의 흐름에 의해 형성됐다고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봤다. 연구팀은 “금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화산 활동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성의 화산 활동이 지구에서의 화산 활동과 비슷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NASA와 알래스카대 등 연구팀은 마젤란 호가 1991년 2월과 10월 포착한 사진에서 마그마나 화산 분출물이 지표로 흐른 흔적을 발견해 화산활동이 현재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성이 다수의 활화산을 보유한 행성임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