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간 소음’으로 불리는 옆집 소음은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못지않은 분쟁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소음을 대폭 줄이기 위해 헤드폰의 ‘노이즈 캔슬링’(외부 소음 제거) 기술과 유사한 원리를 적용한 방음 커튼이 개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위스콘신매디슨대 등 공동 연구진이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방음 커튼은 실크 원단에 압전(壓電) 섬유를 더해 제작됐다. 압전 섬유는 압력을 받아 눌릴 때 전기 신호가 생성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전압을 가하면 압전 섬유의 형태 변화가 일어나면서 진동이 발생해 음파를 생성한다. 반대 음파로 소음을 상쇄하는 것이다. 이는 헤드폰의 노이즈 캔슬링과 비슷한 작동 원리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한 방음 커튼으로 70dB(데시벨)의 소음을 37dB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70dB은 믹서를 작동할 때 해당하는 정도로 일반 대화(60dB)보다는 큰 소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방음 커튼 두께는 0.13㎜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얇은 천으로 조용한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소음 차단을 위해 더 이상 두꺼운 벽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연구진은 방음 커튼의 진동을 억제해 소음이 반사되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소음의 75%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부부싸움을 비롯해 지나치게 큰 음악 소리 등 다양한 옆집 소음을 방음 커튼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