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유행하고 있는 백일해(百日咳)가 여름철이 시작되고 나서도 기승이다.
16일 질병관리청 주요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올해 백일해 감염자는 1654명에 달한다. 한 주 사이 288명이 늘었다. 작년 한 해에 발생한 백일해 환자가 모두 292명이었다. 한 주 동안 작년 한 해 발생한 감염자만큼 환자가 새로 생긴 셈이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환자가 기침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비말(콧물, 침방울)을 통해 퍼지는데, 콧물로 시작해서, 발작성 기침으로 병이 진행된다.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감염자 한 명이 12~17명까지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한 번 감염되면 100일 동안 기침이 지속된다는 뜻에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일해는 치사율이 4% 정도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백일해로 사망한 사례는 없지만, 치사율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필리핀 같은 경우는 올해에만 58명이 넘는 사망자가 생겼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이어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 진단을 받으면 항생제를 투여하고, 5일 동안 격리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한 경우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심할 경우 폐렴이나 심부전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다. 1세 미만 영아는 특히 위험하다.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기침 끝에 ‘흡’하는 소리가 들리면 백일해를 의심해야 한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10년 만에 백일해 감염자가 급증하는데, 특히 무증상 성인 감염자가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전파할 수 있다”며 “감염자와 접촉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인이라면 백일해 검사를 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