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자료 등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남성보다 약 5년 길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가 생식세포의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대와 규슈대 공동 연구진이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어류 ‘터콰이즈 킬리피시’의 생식세포를 제거했더니, 암컷은 수명이 줄어든 반면 수컷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은 평균 생존 기간이 6.6% 줄어든 데 비해 수컷은 오히려 13% 늘었다는 실험 결과다. 생식세포가 제거된 암컷은 간에 중성 지질(脂質)이 많이 쌓이고 혈중 지질단백질 수치도 높아져 심혈관 이상 위험이 높아졌다. 반면 생식세포 제거 후 수컷은 간에서 비타민D 활성화 효소의 발현이 증가돼 골격근이 튼튼해지고 피부도 건강해졌다.
연구진은 “척추동물(킬리피시)에서 생식세포가 성별에 따라 노화와 수명에 끼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며 “정자가 남성의 기대 수명을 낮추는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선행 연구도 있다”고 했다. 이들이 예로 든 것은 2012년 한국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조선 시대 환관(일명 내시)의 수명에 관한 연구다. 당시 분석에서 환관의 평균 수명은 70세로, 양반의 평균 수명(51~56세)보다 14~19년 더 길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생식 능력이 수명을 줄인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평가가 일부 나왔지만, 16~19세기 수명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배제한 성급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