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고급 과학 인력 유치를 위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거나 정년 연장, 정주 요건 개선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연구를 하기 위한 안정적인 지원이다. 일본은 우수 연구자들에 한해 정년을 연장하고 있고, 중국은 은퇴한 과학자에게도 다수의 연구 인력을 붙여준다. 미국 대학은 종신 교수 제도로 우수 과학자의 정년을 없앴다. 세계 우수 과학자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본인 연구뿐 아니라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든 것이다. 해외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거주 요건을 완화하고 세재 혜택도 제시한다.

그래픽=김현국

중국은 과학자들에 대해 3년 이상 근무한 경우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실제로 중국은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와 201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베리나르트 페링하(네덜란드) 등에게 영주권을 발급했다. 일본은 배우자 취업이나 일정 조건에서 부모의 동행도 허가한다. 대만은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에 대해 임금소득이 300만 대만달러 이상인 경우 초과분의 절반은 과세 범위에서 제외하는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한국 대학의 경우 10여년 동안 등록금 동결로 우수 과학자를 영입할 여력이 안 된다. 정년도 65세다. 정년이 지난 교수들은 명예교수 직함을 받지만 연구할 학생을 받지 못한다. 교수들은 정년을 몇 년 앞둔 시점부터 학생들을 받지 않다 보니 연구의 연속성이 떨어지게 된다. 언어 문제도 해외 연구자들이 한국행을 망설이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서야 뛰어난 연구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움직임이 있다. KAIST는 지난해 70세까지 강의와 연구를 할 수 있는 ‘정년 후 교수’ 26명을 선정했다. 포스텍도 역량이 뛰어난 우수 교수들의 정년을 70세까지 보장한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대학과 연구소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보니 은퇴한 과학자들이 갈 수 있는 자리도 없어지고 있다”며 “해외에 우리의 우수 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강화된 지원과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