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도나네맙’의 출시가 임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소속 전문위원 11명은 최근 만장일치로 도나네맙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자문위의 권고는 구속력이 없지만 통상 FDA가 자문위의 결정을 따른 점을 감안하면, 도나네맙의 FDA 승인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츠하이머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지만 여전히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현재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가 유일하다. 레켐비 이전에 개발된 ‘아두카누맙’은 임상 참여자 약 41%에게서 뇌출혈과 부종이 보고되면서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도나네맙은 임상 3상 시험에서 위약(僞藥) 대비 인지 능력 저하를 35% 감소시켜 레켐비보다 효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주마다 투약해야 하는 레켐비와 달리 4주에 한 번 투약하면 되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임상 시험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고, 임상 시험 참가자 중 37%가 뇌부종과 미세 출혈 등 부작용을 보였다. 이런 문제 때문에 FDA는 지난 3월 한 차례 승인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레켐비의 출시 시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켐비는 지난해 7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출시된 상태다. 한국에서는 올해 연말쯤부터 레켐비를 투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지난달 레켐비를 성인 환자 대상으로 승인했다. 레켐비는 임상 3상 결과 투약 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투약군의 인지 기능 악화가 위약군 대비 27% 지연된 것으로 확인된 약이다. 그러나 뇌부종과 뇌 미세혈관 출혈 등 부작용도 동시에 확인돼 투약에 주의가 요구된다. 부작용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약가다. 미국의 경우 연간 3500만원, 일본에서는 2700만원 가량의 약가가 책정됐다. 국내 약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도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로 올해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갔다. 알츠하이머 신약 ‘SNK01′을 개발 중인 엔케이맥스도 미국에서 임상 1상과 소규모 환자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