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 파마(big pharma·대형 제약사)가 장악한 면역 항암제 시장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로 출사표를 냈다. 면역 항암제는 인체의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해 암을 치료하는 약으로, MSD(머크)가 2014년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출시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매출 250억달러(약 34조7000억원)로 단일 의약품 매출 기준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2029년 말(미국)과 2031년 초(유럽)에 물질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키트루다 바이오 시밀러 개발 경쟁에 나선 것이다.

셀트리온은 키트루다의 바이오 시밀러인 ‘CT-P51′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미 FDA(식품의약국)에 신청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06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CT-P51의 유효성과 동등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키트루다 바이오 시밀러 ‘SB27′의 임상 1상을 시작한 삼성바이오에피시는 지난 4월에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해 임상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국, 미국, 유럽에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제출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이르면 3년 안에 키트루다 바이오 시밀러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시밀러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 안팎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점을 감안하면, 독점 판매가 끝나면 키트루다 매출이 상당액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까지 세계 매출액 1위였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도 특허 기간이 만료한 뒤 매출액이 3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