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항암제 신약 명가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인 의약품)가 기대되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LECLAZA)의 글로벌 신약 허가가 단계적으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존슨앤드존슨이 신청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한 우선심사 신청을 받아들였다. 허가신청 접수 이후 약 2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제약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8월에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신약 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신약 렉라자를 통해 유한양행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한 31호 국산 신약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 제노스코사로부터 렉라자의 초기물질을 기술 도입한 뒤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비임상 및 임상연구를 통해 렉라자의 가치를 높였다. 이후 2018년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글로벌 제약회사인 얀센에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기술 수출했다. 2021년 1월 렉라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고, 2023년 6월 확대 허가됐다. 올해 1월부터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게 됐다.
유한양행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YH32367(ABL105)과 YH41723(IMC202)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지난 4월 5~10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발표했다. YH32367은 유한양행이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유방암, 위암, 담도암 등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YH32367이 향후 임상에서 병용치료요법으로도 우수한 효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임상시험 국가를 미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YH41723은 유한양행과 이뮨온시아가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로, 2025년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 면역관문 억제제들의 낮은 치료 효과를 개선하는 한편,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 3월 사이러스 테라퓨틱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2080억원 규모의 SOS1 저해 기전의 항암제 후보물질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에 기술 이전한 SOS1 저해제는 KRAS 저해제나 EGFR 저해제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계약 체결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해 제2, 제3의 렉라자 개발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빠르게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유한양행은 제이인츠바이오와 표적치료제 ‘JIN-A04(YH42946)’의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계약금 25억원, 개발과 허가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2946억원,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 1327억원 등 총 4298억원 규모다.
유한양행이 도입한 ‘YH42946′은 비소세포폐암의 HER2유전자를 타깃하는 경구용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신약후보 물질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1/2상 IND(시험 계획)을 승인받았고, 지난 12일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