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에 거액의 부동산을 기부해 의과학 분야 발전에 기여한 장성환(94) 삼성브러쉬 회장이 1일 별세했다. 생전 장 회장은 같은 실버타운에 사는 다른 세 가족과 함께 총 761억원을 KAIST에 내놔 ‘이웃 공동 기부’로 화제가 됐다.

1930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장 회장은 1947년 월남해 고학으로 연세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무역업 등을 거쳐 화장품 용기 업체인 삼성브러쉬를 설립했고,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재산을 일궜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공부하는 절실함을 잘 알던 장 회장은 생전 장학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2021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쾌척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취지였다. 당시 장 회장은 “기부에 대한 마음을 정한 뒤로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다ˮ고 했다.

장 회장 부부가 기부한 부동산은 580㎡(약 175평)의 대지 위에 건축된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의 빌딩이다. KAIST는 기부금으로 장 회장 내외의 이름을 딴 ‘장성환·안하옥 바이오신약센터’를 건립하고 있고, 2026년 8월 완공 예정이다. 이곳에서 미래 의과학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 장 회장은 지난 2022년 2월 KAIST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안하옥 여사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용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8시. (031)678-7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