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독자 개발한 위성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는 60여 국가의 우주 과학자와 산업계 인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한다. /김동환 기자

우주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 국제 학술 행사인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코스파)’가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1958년부터 격년마다 대륙을 순환하며 열리는 코스파(COSPAR)의 한국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는 60여 국에서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 유럽우주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중국국가항천국(CNSA), 아랍에미리트 우주국(UAESA) 등 세계를 이끄는 우주 연구 기구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주 산업계는 올해 한국이 우주항공청을 출범시킨 데 이어, 세계 최대 우주 행사 코스파도 개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스칼 에렌프로인드 코스파 위원장은 “한국은 이미 위성, 로켓 등 우주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며 “우주 기업들의 혁신에 정부의 도움이 뒷받침된다면 달 착륙을 비롯해 우주 탐사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코스파 행사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우주 기관들은 국제 협력의 물꼬를 텄다. 특히 지난 5월 개청한 우주항공청은 NASA, ESA 등과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와 관련해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포피스는 2029년 지구에 3만2000㎞ 거리로 초근접하는 지름 370m의 소행성이다. 2만년에 1번 있는 드문 일이지만, 탐사 시기가 5년밖에 남지 않아 국제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주항공청은 윤영빈 청장을 중심으로 NASA, ESA, JAXA 등 국가 우주기관과 고위급 양자회담을 수차례 진행했다.

국내 우주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컸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독자적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 한국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오후 국내 발사체 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서는 외국인 학생 2명이 발사체의 원리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 지난해 3월 국내 민간 업체 중 처음으로 우주 로켓 발사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 부스에서도 내년 발사 예정인 ‘한빛-나노’ 로켓의 10분의 1 축소 모형을 외국인들이 살펴보고 있었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부스를 찾는 사람의 80% 가까이가 외국인인데, “한국에서도 자체 기술로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 놀라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제 파트너를 많이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개회식을 앞두고 벡스코 행사장에는 오전부터 다양한 국적의 우주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 약 200여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행사장 안에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우주 기업과 기관들이 각자 부스에서 기술과 제품들을 홍보하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무하마디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도 부스를 꾸려 기술을 선보였다. MBRSC 관계자는 “한국 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와 공동으로 UAE의 인공위성을 개발했다”며 “글로벌 기술 협력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