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전공의 92%가 사직 처리됐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병원은 올해 하반기 전공의 선발에 사직자의 88%에 해당하는 2883명을 뽑기로 했다. 정부 바람대로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으로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 빅5 수련병원, 하반기 2883명 모집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110개 수련병원 전공의 임용대상자 1만3531명 가운데 7648명(56.5%)이 사직 처리됐다. 빅 5 병원의 사직률은 가톨릭중앙의료원 91.8%, 서울대병원 91.7%, 연대세브란스병원 93.6%, 서울아산병원 89.8%, 삼성서울병원 94.0% 등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또 이들 수련병원은 오는 22일부터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자(7648명)보다 많은 모두 7707명을 뽑는다고 신청했다. 인턴은 2557명, 레지던트는 5150명이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빅5 병원이 하반기 모집에 극소수만 뽑을 것이란 얘기가 돌았지만, 사실과 달랐다.
이들 5개 병원은 올해 하반기 전공의 선발에 사직자의 88%에 해당하는 2883명을 뽑기로 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사직 전공의의 115%(1019명), 세브란스병원은 115%(729명), 삼성서울병원은 103%(521명)를 신청했다. 서울대병원은 25.8%인 191명(25.8%)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30여 명만 모집하기로 했다고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복지부는 수련병원에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파악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가 이를 토대로 하반기 모집 규모를 확정하면, 수련병원들이 이달 22일부터 모집에 들어간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에 ‘수련 특례’를 적용하며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가 ‘빅5′ 등 다른 병원에 지원할 수 있다.
◇ “더 이상 못 버텨”vs “우리 전공의 자리 남겨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사직자보다 훨씬 적은 숫자를 적어낸 수련병원들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극소수의 인원을 신청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41명을 사직 처리했으나, 4.3%인 6명만 뽑기로 했고, 부산대병원은 62명을 사직 처리하고 1명만 뽑기로 했다.
이밖에 전남대병원(24.5%) 경북대병원(39%) 부산대병원( 1.6%) 전북대병원(30.4%) 원주세브란스병원(46.3%) 한림대강동성심병원(45.5%) 강동경희대병원(41.9%) 등이 사직자의 절반도 안 되는 숫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대학병원 소속 교수들이 하반기 모집에 반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 교수는 “향후에 기존 전공의들의 마음이 바뀌어 복귀한다고 했을 때 자리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주장한 교수들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반대로 인하대병원(211.9%) 길병원(202%) 영남대병원(186%) 순천향대 서울병원(258%) 등 사직자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규모를 하반기에 뽑겠다고 신청한 곳도 있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떠난 지 5개월이 넘어가면서 교수들의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더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공의 사직서 처리를 보류한 지방대 병원도 일부 있다. 사직 처리가 보류된 전공의는 소속 병원 정원으로 남기 때문에 결원 규모에 영향을 끼칠 수 없고, 하반기에 모집할 수 있는 인원도 줄어든다. 지방대 병원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하면 수도권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고 나면 8월에는 병원별로 필기·실기 시험을 치른다. 이후 최종 합격자들은 9월 1일부터 하반기 수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