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시작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의 모습./연합뉴스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시작된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이 새로 선발한 전공의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정원을 채우기 힘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22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이른바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한다. 이달 말까지 지원 받는다.

지난 17일까지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지난 3월 기준 임용대상자 1만 3531명 중 56.5%에 해당하는 7648명이 사직(임용포기 포함)처리 됐다. 수련병원들은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보다 많은 7707명을 하반기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세브란스병원은 729명, 서울아산병원 423명, 삼성서울병원 521명을 신청했다. 고려대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각각 258명, 1019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수련병원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이탈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뽑는 전공의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채용 면접에 참여하지 않거나, 교육을 거부하는 방식 등으로 보이콧하겠다는 분위기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라는 전공의를 갈라치기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결국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글에서 “전공의들과 교수님들의 뜻과 관계없이 가을턴(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뽑는 건 환자 살리는 총알 빗발치는 전쟁터의 전우애를 산산조각 내는 일”이라며 “한번 깨진 전우애는 다시 붙이기가 불가능하므로,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게 이 사태를 수습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접수한다. 현재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9∼11월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국시 실기와 이듬해 1월 필기에 모두 합격해야 하지만, 당장 의대 본과 4학년 대부분은 국시 실기 응시를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