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임상시험 분야에서 중국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미국 의회가 ‘바이오 보안법(Biosecure Act)’을 발의하며 제약과 바이오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신약 개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는 모양새다. 바이오 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지목한 우시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이다.

24일 한국 바이오협회가 글로벌 헬스케어 컨설팅기업 아이큐비아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최근 5년간 글로벌 임상시험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작년 임상시험에서 지역별 점유율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국의 임상시험 점유율은 10%에서 15%로 상승했다. 여전히 적은 비율이지만 상승세가 뚜렷하다. 북미의 점유율은 19%에서 23%로 올랐다. 반면 서유럽의 경우 점유율이 2019년 31%에서 25%로 감소했다. 여전히 전 세계 임상시험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비율은 높지만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9년 기준 셋째로 많은 임상시험이 이뤄졌던 중부 및 동부 유럽의 경우 점유율이 17%에서 11%로 감소해 중국에 밀렸다. 아이큐비아는 “기술, 환경, 사회, 규제, 지정학적 변화 등으로 임상 연구 생태계가 지난 5년 동안 재편됐다”고 했다.

유럽의 임상시험 하락 배경에는 2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위험 때문에 임상 대상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제약 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테크는 “이번 보고서는 중국 우시 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며 “바이오 보안법이 통과되면, 향후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이 다시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아이큐비아는 환자 가용성과 운영 준비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을 미국,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임상시험 최고 등급(톱 티어) 그룹으로 분류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바이오 보안법으로 중국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 같은 아시아이면서 준비가 잘된 한국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