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재편에 나선다. 현재 9인 체제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12인 체제로 확대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한미사이언스의 대주주 연합인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29일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두 달 후 열릴 임시 주주총회 안건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9명에서 12명으로 변경하는 것과, 신규 이사 3인을 선임하는 것이다.
이사회 확대 추진은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유리한 현 이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9명)는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해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를 12명으로 늘리면서 신규 3명을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측 인사로 선임하면 이들 편에 서는 이사가 7명이 돼 형제 측보다 많아진다.
다만 이사회 정원을 늘리려면 한미사이언스 정관을 바꿔야 하는데, 정관 변경은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재 송영숙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 측 지분은 48.19%이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 지분은 29.07%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확보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6.04%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3인 대주주 연합의 손을 들어줄지 여부가 이사회 재편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약업계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공언한 3인 대주주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안건들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6.5%(444만4187주)를 매입하는 계약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경영권의 무게 중심이 이들에게 넘어간 상황이어서 형제 측이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