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부를 만한 생물 종(種) 저장소를 달에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대, 하버드대 등 공동연구진은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미래 우주 탐사를 위해 동식물 저장소를 짓자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바이오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현재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세계 종자(種子) 자원을 모아 영구 보관하는 ‘종자 저장고’가 있는데, 이와 같은 시설을 달에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발바르 종자 저장고는 영구동토층 75m 지하에 설치돼 연중 영하 18도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으므로 종자 등을 냉동 보존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저장소를 달에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달 남극의 영구 음영 지역 기온이 영하 196도 이하인 점을 들어 최적의 입지라는 것이다. 이들은 “지구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의 살아있는 표본을 냉동 보존하는 저장소를 달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또 달에 저장소를 만들기 전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시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달의 ‘고요의 바다’ 지역에 있는 지름 100m 크기의 구덩이가 지하 동굴로 연결됐다고 발표했다. 달 표면의 거대한 구덩이가 지하 동굴로 이어지는 입구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동굴이 지하 130~170m 깊이에 있고, 폭이 약 4m라고 추정했다.
이와 같은 달 지하 동굴도 ‘종 저장소’의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우주방사선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