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없이도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 연구팀은 이동 중인 차량에 끊김이 없이 전력을 공급하는 ‘무선 전력 공급 트랙’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에너지(Applied Energy)’에 지난 12일 실렸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로봇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이 때 배터리 충전은 크게 정적형(Static charging)과 동적형(Dynamic charging)으로 나뉜다. 정적형은 멈춰서 충전이 이뤄지는 방식이고, 동적형은 움직이면서 충전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동적형 충전은 주로 선 전력 공급 트랙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는 모바일 로봇을 충전한다.
동적형 충전 방법은 경로를 따라 일자로 설치된 전력 발생기를 이용한다. 일정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지만 정해진 길만 가야 해서 유연한 주행이 불가능하고, 전력 발생기에 값비싼 강자성체를 쓰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연구팀은 전력 발생기에 강자성체를 쓰지 않고도 모바일 로봇의 유연한 주행을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선 전력 공급 트랙을 개발했다. 일자 형태의 전자파 발생기에 전류가 흐르면 근처에 원형의 자기장이 생기고, 이 자기장이 고리 형태의 전력 수신기를 통과하면서 전력이 무선으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넓고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서 전력 수신기가 전선의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로봇은 넓은 전력 공급 트랙 위에서 자유롭게 주행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력 공급 트랙과 전력 수신기의 구조를 최적화하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모바일 로봇의 전력 전달 효율을 최대 90%까지 끌어올렸다. 자기장이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안전성 검증도 마쳤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산업 현장의 모바일 로봇을 위해 개발됐지만, 추후 전기차 같은 이동 수단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영재 교수는 “전기차를 비롯한 운송수단은 평행 방향뿐 아니라 수직 방향으로도 유연하게 주행해야 하는데, 기존 다이내믹 무선 충전 기술은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현경 제1저자는 “이 기술이 전기차에 적용되면 긴 충전 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배터리 양을 줄이면 리튬 등 자원 채취로 인한 공해도 줄일 수 있어 천연자원의 지속 가능한 사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pplied Energy(2024), DOI : https://doi.org/10.1016/j.apenergy.2024.123943